나데시코 극장판 - 블랙 사레나, 그 심연에 담긴 마음



┌출처는 이곳, 나르사스 님의 글입니다.
나데시코 극장판 - 블랙 사레나, 그 심연에 담긴 마음




나데시코 극장판 - 블랙 사레나, 그 심연에 담긴 마음


참고자료 : http://www6.plala.or.jp/Action/index.htm

 

왁자지껄한 분위기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코믹 요소가 만발하는 애니메이션 기동전함 나데시코는 절대 다수의 인기를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개성으로 굳건한 팬 층을 만드는데 성공했죠. 그리고 어느 정도 인기가 있으면, 미디어를 확장하는 일본 시장의 특성상 극장판이 기획, 98년에 개봉되었습니다.

98
년 개봉 당시, 슬레이어즈 극장판과 동시상영 형식으로 개봉될 정도로 살짝 무시당하는 취급을 받았지만 그 극적 완성도는 상당히 뛰어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작의 분위기를 잘 아는 팬층을 철저하게 충격의 도가니로 빠뜨리는 내용이기도 했지요. 극장판의 내용은 비록 주인공이 승리를 쟁취하지만 비극이니까요
.

극장판에서 가장 충격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키토입니다. 그 불타오르는 단순 청년은 어디로 가고 쌀쌀맞고 시니컬한 붙임성 없는 청년이 나타났으니까요. 그 청년이 검은 기체를 몰고 나타나는 장면에서 전율하지 않은 팬은 드물 것입니다.

 

이 아키토의 신 기체에 많은 사람들이 전율하고 팬이 되었으나, 이 기체가 가진 진정한 의미는 이 기체의 뒷 설정을 알아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설정을 알 때 극장판 아키토의 비극은 극대화 됩니다.


 



나데시코에 나오는 네르갈 제작 기체들은 꽃의 이름을 붙인다는 전통이 있죠. 블랙 사레나, 꽃 이름입니다. 꽃 이름은 검은 백합’ , 꽂말은 저주’, ‘원망’, ‘심연’.

많은 사람들이 이 기체가 에스테바리스를 기본으로 한 단독 전투형 결전병기로 오해를 하고 계십니다만 이건 '그야말로 오해'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비행기 폭발 사고로 불귀의 객이 된 텐카와 부부. 하지만 사망사건은 위장된 것으로 그들은 화성의 후계자들에게 잡혀서 보손 점프 실험에 강제적으로 쓰이는 모르모트 신세가 됩니다(이런 과정에서 성격이 시니컬해지지 않으면 이상한거죠). 뇌 신경계열의 테스트 소체였던 텐카와는 치밀한 계획과 네르갈과의 연계에 의해 기적적으로 탈출합니다.

하지만 아키토는 계속되는 뇌계열 신체실험으로 인해 미각과 일부 신경이 손상되어 버렸습니다. 요리사, 라면 포장마차를 갖는 것이 꿈인 순박한 청년은 원하지도 않은 힘 덕분에 미래와 현재의 행복을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회한은 얼마나 깊고 어두운 것일까요.

하지만 아키토는 현재 남아있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로 마음먹고 유리카 구출을 결심하죠. 극장판 초기의 히사고플랜 습격도 유리카를 구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다른 동료들에게 연락하지 않은 건 화성의 후계자에게 휘말려 행복을 잃어버린 자신이 고통이 동료들에게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온 것이겠죠.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키토가 체력을 회복하고 구출을 위해 일어섰을 때만 해도「블랙 사레나」라는 기체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사레나는 오직 부분 데이터 상으로만 존재하는 개발중인 기체였고, 아키토에게 주어진 것은「장갑 강화형 에스테바리스」 뿐이었죠(사레나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뭐 제가 이걸 정확하게 말해야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도 아니니 넘어가죠.
어쨌든 아키토에게 주어진 것은 「텐카와sp1」(텐카와 스페셜1호)라 불리던「장갑 강화형 에스테바리스」였습니다.

이 기체는 예전 아키토가 사용하던 에스테바리스를 베이스로, CC를 1차 프레임에 넣거나 배터리를 신형의 대용량의 것으로 바꾸거나 중력파 안테나를 접는 식으로 하거나 와이어 피스트와 데쉬 롤러를 생략하는 등의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하는 기체였죠. 이 기체를 아키토가 사용할 당시에는 지금 열거한 모든 사항이 적용되어 경량화된 채 시험이 종료된 상황이었습니다. 즉 아키토가 초기에 몰던 에스테바리스보다 장갑이 좋고 오래 단독전투를 할 수 있다는 것 외엔 아무런 메리트가 없었다는 겁니다(참고로TV판 나데시코1화에서 아키토가 몰고 나왔던 그 기체가 베이스입니다).

어쨌던 연구팀이 실험을 종료한 후 전시 혹은 폐기처분 될 운명이었던 이 기체는 회장실 경비부(회장 비서 에리나 킹조원의 입김이 닿았을 것이라고 추측됩니다)를 경유로 폐기를 가장, 부정유출 되어 아키토에게 넘겨졌습니다. 와이어 피스트, 대시 기능은 없을지언정 나머지 기능이 향상된 이 기체를 몰고 아키토는 고통을 안고 새로운 전장으로 나섭니다.

하지만 첫 출전에서 아키토는 겨우 목숨만 부지한 채, 절망과 비운만을 안고 돌아오게 됩니다. 이미 화성의 후계자는 무츠레(극장판의 ‘호쿠신’이 이끄는 북진7인중의 기체)를 배치하고 있었습니다(호쿠신의 기체 야텐코우의 롤 아웃은... 잘 모르겠습니다). TV판이 끝난 이후, 쿠사카베가 화평 협정에 불복한 순간에 이미 롤 아웃되어 있었던 거죠. 목련과 이 전쟁을 통해 네르갈에게 밀릴 수 밖에 없었던 크림슨의 기술을 사용한 신형기체가 무려 7대나 나오는데 아무리 개조를 잘 했어도 구형 에스테바리스가 이길 수 있을 리 없죠. 자 그럼 아키토는 어떻게 살아났느냐. 당연하게도

A급 점퍼의 능력을 활용한 보손 점프로 도망쳤죠 뭐.

압도적으로 당한 텐카와sp1. 이래서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네르갈은 위기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에 여러 가지로 개조를 시작했습니다. 새 기체를 만드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요? 그렇게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리하여 사레나 프로젝트가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합니다. 회장 아카즈키 나가레는 아키토에게 테스트 파일럿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도 있군요. 음 복잡합니다.

어쨌든 기체 개조는 신속하게 이루어졌습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아내를 빼앗긴채 가만있을 순 없죠. 또한 네르갈도 크림슨에게 밀리는 상황을 오래 끌고 싶진 않았을테니까요)북진7인중이 항상 무리를 지어 행동하므로 컨셉은1대 다수를 상정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본래 에스테바리스의 컨셉은 벗어났다! 라고 오피셜은 말합니다. 원작에선 디스토션 펀치를 거의 맵병기처럼 쓰는 모습도 있지만 뭐 그거는 오버와 근성의 힘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죠…

이 새로운 컨셉에 맞춘 외장무기 부착으로 인하여 새로운 기체가 탄생, 「블랙 사레나」라는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최초의 사레나는S형(스트라이커)으로 대형 미사일이나 130mm캐논포를 장비(이는 월면 프레임과 거의 같은 컨셉입니다)한 후 다수 전투에서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을 부여하기 위해 각종 장갑을 여기저기 붙였습니다. 당연히 덕지덕지 장갑이 붙으면 기동력이 떨어지기 마련, 이를 위해 무츠레와 같이 연료식 슬라스타 + 중력파 추진기능을 장착. 말도 안됩니다... 그런데 했군요. 정말 까라면 까는 게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까라면 까는 식의 급조기체가 바로 에스테바리스 S형입니다. 극장판 이벤트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기동성이 뛰어나기에 거점 침공에는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정작 최대의 걸림돌이자 개조의 주목적인 북진7인중은 어쩌지도 못합니다.

저쪽은 기동력이 뛰어난 백병전용 기체. 하지만 이쪽은 속도는 빠를지언정 이것 저것 다 붙여놓은 바람에 대응력은 극도로 떨어져버린 기체. 이래서야 화력을 올려봤자 맞추지도 못합니다. 열심히 공격을 하지만 적은 다 피해버리고 적의 공격은 다 맞고, 극장판의 그 장면들과 비슷하지요? 역시 북진7인중을 누르지는 못합니다.

화력을 아무리 늘려도 스피드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만들어진 기체가 블랙사레나(A1형). A는 아머드의 약어입니다.

적이 다수라 내구성을 떨어뜨릴 수는 없으니 장갑은 그대로, 장갑은 무거우니 그 이상의 추진력을 주면 되겠다는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가 빛을 보아(...) S형의 다리 슬라스터를 여기저기 붙이고, 무기는 양손에 시작형 빔 암을 장착. 이렇게 하면 손을 사용할 수 없으니 테일 바인더의 끝에 앵커 크로와 매직 암을 붙여 해결. 그리고, 추진력이 너무 센 나머지 기체가 받는 하중이 세지자 사지를 반 고정해서 기체 강성을 높였습니다. 이후 약간의 테스트를 거친 후, 슬라스터를 더 추가해, 장갑을 두껍게 한A2형이 탄생했습니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극장판의 블랙사레나입니다.

안에서 에스테바리스가 나와서 흠칫 놀란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사레나의 특징은 「기동성」,「내구력」, 그리고 「A급 점퍼인 아키토가 파일럿」. 이것뿐입니다. 빔 암만 가지고는 화력이 부족합니다. 극장판에서도 적이 다 몸으로 받아내죠? 디스토션 어택이 있지 않느냐 생각하시겠지만 극장판을 잘 보면 적의 디스토션 필드와 부딪히자 외부 장갑이 버텨내질 못합니다. 양쪽에서 필드가 발생하니 중간에 낀 장갑이 버티질 못하는 거라 생각됩니다만 어쨌든 그런걸 주력 병기로 쓰긴 힘들죠.

지금까지의 글을 읽어보셨으면 블랙사레나가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결전병기, 아키토 커스텀 같은 화려한 기체가 아님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 검은 기체는 아키토의 극한에 몰린 처지, 그 자체인 겁니다.

이 관련 자료를 보고 나서 ‘나데시코 극장판 – Prince of Darkness-를 다시 보면 아키토가 얼마나 절박한 마음으로 북진7인중과 싸워왔는지 느껴집니다.

오래 시간을 끌면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기체는 절대적으로 화력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아키토는 그 공포, 약한 마음에 괴로워하면서도 아내 유리카를 위해, 그리고 딸 루리를 구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전장에 몸을 던집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마음의 불안은 얼마나 큰 것이었을까요. 극 중에서 호쿠신의 대사인

 아무리 두꺼운 장갑으로 가려도 마음의 약함은 가릴 수 없다!’

란 말은 이 사실을 느꼈을때 그 의미가 극대화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서 블랙사레나는 제 만화인생에서 각별한 느낌을 가진 기체입니다.

로봇대전W에서 나오는 컷인. 에스테바리스가 아키토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PS : 슈퍼로봇대전W용 사진은 현우님(http://axelsaga.egloos.com/)께서 찍어서 포스팅한 곳에서 빌려왔습니다.

PS2 : 당연히 슈퍼로봇대전W 기념 포스팅입니다. 정말 수작이거든요.


PS3 : 어떤 팬 소설에 보면 양산형 블랙 사레나인 사레나부대가 나오는 작품이 있습니다만... 저런걸 양산하다니 파일럿 떼로 잡을 일 있습니까...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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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하다가 발견해서 트랙백 해왔습니다.


나데시코 극장판 – Prince of Darkness-


나데시코 TV 애니판이나, 케키강가3 극장판 등을 보고나서 보면 상당한 쇼크를 받는 작품입니다.

처음 봤을 때에 그 쇼크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더군요.

처음 블랙 사레나의 외형이나, 아키토의 포스 등에 환호를 했었지만,

이런 저런 매체를 통해서 그 뒷이야기를 알고 난 후부터는 연민을 금할수가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옆의 섬나라에서는 '하렘을 차려도 용서되는 남주인공' 중에 대표격 인물로 취급되겠습니까...


블랙사레나... 꽃말이 '저주'였던가 그랬지요...

저도 A.C.E.3 라는 게임을 통해서 직접 조작해보았는데 화력은 상당히 나쁜 편이었습니다.
 
빔 암과 덜불어서 두부의 바칸과 극장판의 끝에 호쿠신과의 전투의 마지막을 장식한 펀치, 그리고 점퍼 능력...

이 것이 갖고 있는 것의 전부였지요.

그러나 블랙사레나는 아키토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반영했기에 좋아합니다.


듣자하니, 유리카와 재결합을 하고, 이네스 덕분에 감각을 어느정도 되찾은 후,
루리와 라피스를 딸로 받아드였다더군요...

정말, 행복해지길 바랬는데 다행입니다.

by 바르세 | 2008/07/10 23:15 | 정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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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데시코팬 at 2008/07/27 10:04
친구에게 대충 들었지만 이런 깊은설정이. ㅠㅠ;; 첨에 극장판 봤을땐[당연히 티비판+소설A-B까지 다읽고] 걍 생각없이 보다가 '음~' 하고 걍 봤는데; 아키토_블랙사레나 설정 그런거보고 다시 보니까 심금이 ..흐윽..; 특히 '아무리 두꺼운 장갑으로 가려도 마음의 약함은 가릴 수 없다!’ 이부분.. ㅠㅠ
Commented by 바르세 at 2008/07/27 12:37
정말, 명작이라 꼽을수 있겠지요.
만약 이 극장판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데시코는 없었을 거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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